[개인전] 나는 하나가 아니다 I Am Not One_2018.9.4~9.23일_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8 08 18

 

 

○ 전시명 : 나는 하나가 아니다 I Am Not One

┃전시기간 : 2018. 9. 4 (화) ~ 2018. 9. 23. (일)
┃프로그램 : 아티스트 토크 : 2018년 9월 15일 (토) 4시 
┃관람 시간 : 화~일 오후 12~7시 오픈 (매주 월요일 휴관)
○ 장소 :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777-20번지 2층)
※ 홈페이지 : www.willingndealing.com
○ 문의 :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전화: 02-797-7893)

~이 전시회는 2018년 10월부터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계속됩니다 ~

▣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18년 9월 4일부터 23일까지 오인환 작가의 개인전 <나는 하나가 아니다>를 진행한다. 자신의 미술을 지배문화가 허용하지 않는 다양한 ‘문화적인 사각지대’ 찾기로 규정하고 있는 오인환은 정체성의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 문화적 규범에 도전하는 개념적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 소개될 오인환의 작업들은 퀴어적인 입장에서 가부장제 사회 내에서의 개인의 정체성, 문화 코드를 재해석하거나 해체하는 그의 문화 비판적인 미술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시의 제목 “나는 하나가 아니다”는 개인의 정체성이 ‘복수(plural)’의 것임을 의미하기보다는,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 상태임을 뜻한다. 하나로 귀결되는 보편적 삶의 방식 너머의 다양한 타자의 경험들을 통해서 표준화된 일상과 문화적 규범을 탈고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려는 작가의 작업 의도를 함축한다. <나의 이름들>(2012/2018)은 일본 교토아트센터에서의 레지던시에서 시작한 작품으로, 자신의 성(surname)을 여러 차례 바꾸어야 했던 일본 여성의 인터뷰와 인터뷰에서 소개된 이름들을 작가가 다림질로 쓰고 지우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이다.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일본 여성은 부모의 결혼과 이혼에 따라서, 이후에는 자신의 결혼과 이혼으로 성을 바꾸는 경험을 한다. 이름이 한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호라고 생각했을 때, 외부 요인으로 인한 잦은 이름 변경을 통해 우리는 역으로 끝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개인의 정체성에 관해 숙고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작업 <남성을 위한 꽃꽂이>는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규범적적으로 강화하는 일상적인 행위와 관행을 역이용하여 문화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 작품 설명

1. <나의 이름들 My Names>, 2012/2018, 비디오

<나의 이름들>은 2012년 일본 교토아트센터의 레지던시에서 시작한 두 개의 영상으로 구성된 프로젝이다. 첫 번째 영상은 자신의 이름(성)을 여러 차례 변경했던 일본 여성들의 인터뷰이고, 다른 영상은 인터뷰에서 소개된 여성들의 이름들을 다림질로 쓰고 지우는 작가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이다. <나의 이름들>은 한 개인을 하나로 고정시키는 문화적 ‘당연성’을 해체할 수 있는 대안적 타자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영상-1,  2012
이름은 한 사람을 대표하는 기호이지만, 자신의 이름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여 받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자녀는 부모의 성(많은 경우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여성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하는 관습이 유지되고 있다. <나의 이름들>의 하나의 영상은 자신이나 부모의 결혼과 이혼에 의해 이름(성)을 여러 번 변경했던 일본 여성들과의 인터뷰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들이 결혼과 이혼에 의해 자신의 이름을 여러 번 바꿀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은 가부장제 문화가 그녀들에게 부여한 타자로서의 위치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타자의 위치는 ‘나를 대표하는 하나의 이름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하기’를 가능케 하고, 부여된 정체성을 당연하게 수용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숙고할 수 있는 열린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억압의 구조 속에서 타자가 스스로를 피해자화하기 보다 그 억압의 구조를 오히려 자신을 발견하는 조건으로 재설정하는 사례이다.

영상-2,  2012/2018
두 번째 영상은 <나의 이름들>의 인터뷰 참여자들이 소개한 이름들을 작가가 다림질을 이용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퍼포먼스의 영상기록이다. 지속적으로 변경된 이름들을 쓰고 지우는 다림질하기는 ‘이름’이라는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될 수 있는 기표임을 시각화하고, 현재의 이름으로 호명되는 나의 정체성 역시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의 일부임을 드러낸다. 즉 하나의 이름으로 대표될 수 있는 ‘하나의 나’는 없음을 시각화 한다.


2. <남성을 위한 꽃꽂이> 2018, 종이 위에 텍스트, 꽃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남자와 남자 간에 꽃다발을 주고받는 일이 매우 드물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함께 출발한 <남성을 위한 꽃꽂이>는 작가가 다른 남성으로부터 받은 꽃선물(꽃다발과 꽃바구니)을 각기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을 시도한 것이다. 첫 번째는 선물 받은 꽃다발 또는 꽃바구니를 만든 방식을 역추적하여 꽃꽂이 매뉴얼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꽃꽂이 매뉴얼은 작가가 받은 꽃다발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누구든 원한다면 매뉴얼에 따라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시가 열릴 때마다 작가 본인(또는 대리인)이 꽃꽂이를 하여 매뉴얼과 함께 전시할 것이다. 두 번째 시도는 화환 또는 꽃바구니를 구성하고 있는 꽃들의 꽃말을 통해서 각각의 꽃선물의 의미를 해석한 것이다. 하나의 꽃은 다수의 꽃말을 갖고 있기 마련이며, 하나의 화환이나 꽃바구니는 상충되는 의미를 포함하는 무수히 많은 꽃말들의 집합이다. 그러므로 꽃말의 집합인 화환이나 꽃바구니에서 하나의 완결된 의미를 추출되기 어렵고 다양한 해석에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꽃선물의 의미 해석은 꽃다발을 주고받는 수행의 문맥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누가 만들고, 누가 주고, 그리고 누가 받았는가 하는 수행의 방식과 문화적인 문맥이 결합하면서 꽃선물의 의미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